마치 폭주 기관차 같았다. 2017년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비트코인 열풍은 과히 그러했다.
2017년 초 백만원 정도이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듬해 1월 2700만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뿐만아니라 다양한 알트코인들이 동반 상승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말이 생겨났고, 빗썸, 업비트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세계 1, 2위의 거래량을 자랑했다.
정부는 2018년 1월 30일부터 실명 확인을 거친 계좌로만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하는 규제 방안을 발표한다. 이후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국에서도 각종 규제책들이 발표되며서 급락, 1년이 지난 2019년 1월말 현재는 4000달러 이하로 떨어진 상태이다. 이더리움, 리플등 알트코인들도 동반 하락, 이더리움의 경우 고점 대비 10%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 규제 이전, 하루 10조원에 달하던 국내 거래액은 5000억원대로 95% 이상 줄어들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또한 세계시장에서 4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이다.
여기서 잠깐 비트코인 가격의 역사를 알아보자.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탄생했다. 2010년 사토시가 할피니에게 10비트코인을 전송한 것이 첫 거래이다. 할 피니는 2004년에 이미 채굴이라고 알려진 ‘작업 증명 시스템’을 만들어낸 인물이었다. 그 해 5월 미국 플로리다의 라스즐로 하니예츠라는 프로그래머가 피자를 시켜주는 대가로 1만 비트를 건넨다. 약 30원 정도의 첫 가격이 매겨지는 순간이었다. 2011년 1달러 수준이던 가격은 다른 알트 코인들이 등장하면서 그 가치를 재평가 받아 수십 달러로 뛰어 오른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꾸준히 상승 2016년 중반, 500달러 정도까지 도달한다. 일본, 러시아, 노르웨이등에서 암호화폐의 합법화 입법을 추진하면서 2017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가격 변동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비트코인 열풍의 시작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열기는 사그라 들고 화폐 가치도 폭락했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여전히 IT, 금융을 비롯한 전 산업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이다. 2018년 10월 미국의 대표 구직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의 분석에 의하면 암호화폐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블록체인, 암호화폐과 관련된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말 현재 ‘블록체인’, ‘비트코인’, 암호화폐‘의 키워드로 검색되는 채용정보는 1775건으로 작년 동기 446건 대비 300%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성장세는 가까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산업의 고용은 증가하고 있다. 2018년 10월 한국 블록체인협회 이병태 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기준 ICO 및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7900여명, 암호화폐 거래소에 약 2000여명등 총 1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분석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산업의 고용 전망에 대한 전망도 내놓았다. 가장 낙관적인 블록체인 산업 성장률과 정부의 ICO 제한등의 규제 해제를 전제로 2022년까지 최대 17만 5천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용 증가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현업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실제 프로젝트 참여 경험이 있는 개발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확장 속도는 빨라지는 데 경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같이 성장하자는 채용기조도 확산중이다.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을 위해 자사의 기존 웹 개발자를 대상으로 솔리디티(Solidity,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컨트랙트 개발도구)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IT 기업도 있다.
구하기 힘든 실력 있는 고급 인력들조차도 전 세계 블록체인 업체들의 스카웃 대상이다 보니 억대 연봉을 받고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2018년 11월 15일 서울경제의 보도에 의하면, 취업박람회를 찾은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일본 블록체인 업체들이 국내 개발자 십수명을 채용했다고 한다.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역시 국내 블록체인 업체에 근무중인 개발자와 마케터까지 빼내간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정부에 대해 ICO 규제등으로 고급인력의 국내 블록체인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실제 웹 개발자들의 인식의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파이썬(Python) 이나 자바(Java) 등의 기존 프로그래밍 언어에 익숙하면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참여 가능하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 부족, 산업의 미성숙, 정부의 규제등의 이유로 진입을 꺼리는 측면도 있다. 실제로 주변의 몇몇 시니어 웹 개발자들은 블록체인 개발로의 전향을 묻는 질문에 시큰둥한 반등이었고, 그 주변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 정도로만 블록체인 개발을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진입에 방해가 되는 몇몇 이유들은 눈여겨 볼 문제이다.
기업들 위주의 프라이빗 블록체인 개발만으로는 고용 시장을 창출하고,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는 역부족이다. 다수의 대중이 참여하는 퍼블릭(Public) 블록체인의 개발 또한 균형있게 발전해야 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그 기술의 특성상 암호화폐 없이 존재하기는 어렵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나 정책들이 재정비되어야 하는 이유다. ICO 또한 몇몇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블록체인 인재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평가받는 수단임에 분명하다. 일방적 금지보다는 합리적인 규제책을 통해 시장의 요구에 반응한다면 보다 많은 일자리 창출, 고급 인재들의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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